국회의장 "野 탄핵안, 의안 성립 안 돼...철회 후 재발의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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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 23-11-11 08:09본문
더불어민주당이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과 검사 2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철회하고 재발의하기로 한 데 대해 김진표 국회의장이 10일 “탄핵안은 (본회의에) 보고만 이뤄져 의안으로 성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24시간 이내에 철회하면 회기 내에 다시 발의해서 처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탄핵안이 본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고 철회될 수 있느냐를 두고 여야 간 논쟁이 오갔으나 김 의장은 “본회의에 보고된 건 맞지만 의제로 설정되진 않았다(본회의 동의 없이 철회될 수 있다)”며 사실상 민주당의 논리가 맞다고 판단한 것이다. 야당은 탄핵안을 다시 발의해 정기국회 내 처리한단 방침이다.
김 의장의 이 같은 입장은 이날 오후 국회의장실을 찾은 의원들을 통해 전해졌다. 민형배·김용민·강민정·이학영·주철현 의원 등은 김 의장이 이날 탄핵안 처리를 위한 본회의를 열어주지 않자 항의 차원에서 의장실을 방문했다.
민 의원에 따르면 김 의장은 이날 “방통위원장 탄핵은 국민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는 것 아니냐. 검사 탄핵은 그때그때 좀 하지 그랬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 의원은 또 “김 의장이 주요 사안이 있고, 당신이 역할을 해야 할 상황이 되면 그건 언제든 할 생각이라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오늘 본회의가 열리지 않은 데 대해 문제를 제기하고 그간 국회 운영 방식에 느꼈던 답답함을 말했다”면서 “김 의장이 명확한 답을 주진 않았지만, 탄핵 등에 대한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원론적인 답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민주당은 사실상 이날 중 본회의 개최가 어렵다고 보고 오전 11시쯤 탄핵안 철회서를 국회에 제출했고 김 의장은 이를 결재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이 본회의 보고를 거친 공식 안건인 만큼 철회 수용은 불법이자 무효라고 주장하며 김 의장을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내기로 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를 마치고 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이정섭 수원지검 차장검사를) 이미 대검찰청에 고발했지만, 어떤 조치도 없었다"며 "비리, 범죄 검사인데 용납할 수 없어 이 차장검사를 주민등록법, 부정 청탁법 위반 혐의 등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추가 고발했다. 본격 탄핵 절차에 돌입한 이 차장검사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의혹 관련 사건을 지휘해 온 인물이다.
한편 사건을 대검찰청으로부터 배당받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은 민주당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수사팀 관계자는 "지난달 18일 고발장 접수 후 바로 다음 날 중앙지검 형사1부에 사건을 배당했다"며 "검찰이 어떤 조치도 하지 않는다는 민주당 측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일에는 민주당 측 고발인 조사도 마쳤고 어제는 (이 차장검사에게) 요구했던 추가 자료도 제출받았다"고 설명했다.
비명계의 탈당 및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제기되자 이재명 대표 등 지도부도 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단 이른바 '개딸'로 불리는 강성 지지자들의 과격 행위에 강력한 경고 목소리를 내며 집안 단속에 나선 모습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에서 탈당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의원은 이상민·이원욱·김종민·조응천 등 4명이다.
조 의원은 지난 9일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당내 문제점으로 사당화와 팬덤 정치, 패권주의 등을 꼽으며 "당내 민주주의가 완전히 와해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거취 결정의 마지노선을 12월로 언급했다. 그는 "끝까지 민주당을 정상적인 정당으로 바꾸려고 노력하겠다"면서도 "그래도 이게 과연 길인가, 접어야 되나 생각을 해야 한다. 12월까지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민 의원도 당 대표가 모든 걸 결정하는 비민주적인 정당 운영과 개딸의 집단행동에 침묵하는 지도부의 행태를 직격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자기가 원하는 사무총장을 뽑아 공천해서 원하는 색깔로 선거를 치르려고 당대표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질의에 "전 세계 민주 정당 중에 그렇게 하는 정당은 조선노동당하고 공산당밖에 없다"며 "당대표가 이런 식의 독임적 권한을 갖는 당대표는 없다"고 했다.
친명계인 조정식 사무총장이 총선기획단장을 맡고, 이 대표가 인재위원장으로 임명된 일련의 과정을 비판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개딸의 일탈행동을 겨냥해 "지도부가 여기에 민주당의 경선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어줘야 하는데 지도부가 이걸 가만히 쳐다보고 있다"고 탄식했다.
이원욱 의원도 이재명 대표의 사당화와 개딸들에 끌려다니는 팬덤 정치가 당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며 변화와 혁신, 쇄신의 모습이 없다면 탈당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더해 5선 중진의 이상민 의원은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 합류 가능성도 내비쳤다. 이 의원은 "가능성은 어느 경우에나 열려 있지 않나"며 한 달 안에 거취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친명계는 비명계의 탈당은 없거나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면서도 정계 개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지도부는 강성 지지층을 단속하며 비명계 달래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9일 강성 당원들이 김종민 의원의 지역구 사무실에 찾아가 항의 시위를 벌인 것을 두고 "이런 과한 행동이 민주당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이 대표가 개딸의 과격 행동을 특정해 경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대표는 '개딸' 10여 명이 지난 7일 오후 충남 논산에 있는 김 의원의 사무실 앞에서 '수박 깨기 집회'를 열었다는 기사를 ‘X’(옛 트위터)에 첨부하며 진짜 민주당을 사랑하는 당원이라면 생각해 보라"고도 했다. 수박은 '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으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를 비하할 때 쓰는 은어다.
앞서 홍익표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일부 당원들이 우리 의원들의 정상적인 지역구 활동을 방해하거나 부적절한 플래카드를 통해 당의 신뢰를 저해하는 것은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하고 싶다"며 "이러한 행위가 또다시 반복되면 당의 관련 기구를 통해 엄중하게 처리하겠다. 당원일 경우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비명계의 의구심은 여전하다. 형식적인 말만 있을 뿐 실질적인 제재는 없다는 것이다.
김종민 의원은 "이렇게 말만 하는 건 진짜 말 따로 행동 따로"라며 "혐오 정치를 양산하는 강성 유튜버 방송에 출연해 이에 동조하고 거드는 당직자와 의원들을 징계하고 공천 안 해주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그래야 이러한 행태가 근절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비명계는 공동 행동도 예고했다. 이들은 조만간 '원칙과 상식'(가칭)이라는 모임을 출범시켜 당의 변화를 끌어내는 구심점 역할을 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의원은 "개별보다는 공동으로 대응해야 당 지도부에 대한 압박이 조금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당의 변화와 혁신을 위해 지속적으로 쓴소리하겠다"고 덧붙였다.
경남정경뉴스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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